파우사 / 최윤석
2026-09-30조회 19
-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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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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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사 / 최윤석

* 파우사 : 축구경기에서 경기의 속도를 늦추고 볼을 제어하며 주변 상황을 파악해 경기를 읽는 능력을 의미한다.
돈도 명예도 없는 평범한 싱글 대디 명관. 그의 유일한 꿈은 심장이 약한 아들 준우가 건강을 되찾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최강민처럼 멋진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명관과 준우에게 최강민은 단순한 축구선수가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자 우상이었다. 두 사람은 그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축구장을 찾고, 준우는 그의 플레이를 보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사고로 준우가 최강민이 찬 공에 맞아 다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부자는 자신들이 동경하던 스타의 세계에 조금씩 발을 들이게 된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마주한 최강민의 모습은 그들이 알던 우상과는 전혀 달랐다.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진 추악한 민낯,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버리는 그의 모습을 보게 된다.
명관은 아들의 수술비를 대가로 최강민의 사고와 비밀을 대신 처리하는 ‘그림자’가 되고, 결국 모든 죄를 뒤집어쓴 채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맞게 된다. 자신과 아들이 그토록 동경했던 사람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버려진 것이다. 그렇게 우상은 무너지고, 명관은 자신이 평생 바라보았던 그 사람을 향해 칼날을 겨눈다.
이 이야기를 단순히 ‘복수’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관이 원하는 것은 처음부터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아들에게 최강민이 했던 일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었다. 어쩌면 ‘복수’보다는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이야기다.
더 씁쓸했던 것은 한때 누군가에게는 꿈이자 우상이었던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삶을 너무 쉽게 짓밟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토록 찬란해 보였던 우상이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았을 때 얼마나 초라하고 추악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최강민은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과 욕망 속에서 스스로 무너진다. 명관의 복수는 단순히 한 사람을 무너뜨리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꿈을 짓밟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던 사람이 결국 자신이 저지른 일의 대가를 치르게 되는 과정처럼 느껴졌다.